하윤정명 오빠가 있는 풀무전공부에서 쌀을 받았더니


농사소식이 들어 있네요..  시간날 때 읽어 보세요..


오타가 있더라도 이해 해 주세요..

20160723_093422.jpg


20160723_093429.jpg


2016년 풀무학교
농사소식 - 7월


7월입니다.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학교는 초록으로 풍성한 계절입니다.


학교 주변의 나무들은 저마다의 잎을 펼치며 무성해지고 밭에도 작물들이 풀과 함께 쑥쑥 커가고 있습니다.
또 논에는 벼들이 매일매일 부쩍 커가고 있습니다.
식물뿐만이 아닙니다. 매미, 메뚜기, 거미, 벌, 노린재, 잠자리, 백로, 꾀꼬리, 개구리 등도 학교 주변에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금 계시는 곳의 풍경은 어떠한가요?


햇볕 뜨거운 여름이 되어 한낮에는 덥기도 하고 장마기간이라 비가 많이 내리기도 합니다.
학교의 일정도 날씨에 따라 그날그날 달라집니다. 농사를 짓다보니 자연 안에서 겸손한 마음이 듭니다.


무엇 하나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비가 오면 밭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없고 씨앗을 파종하거나 모종을 옮겨 심을 때는 비오기 직전에 하면 좋습니다.
해가 날 때 해야 할 일들도 있습니다.


자연의 때에 맞추어 해나가야 합니다.


 며칠 전에는 밤부터 비가 온다고 하여 들깨 모종을 옮겨 심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길어져서 해가 지고 나서도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볏짚에 불을 피우고 핸드폰으로 불빛을 비추며 들깨모종을 심었습니다.
힘이 들다고 투덜대기도 했지만 여럿이 함께 하니 캠프파이어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들깨가 심기는 건지 던져지는 건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심고 나서 바로 비가 와서 다 잘 살았습니다.


고된 일을 마치고 씻는 순간엔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비가 온다고 하고 안올까봐 걱정이 되었는데 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소리를 듣고는 발 뻗고 맛있는 잠을 청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고통과 행복은 양면과 같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입니다.



2학년들은 아침마다 논을 둘러보러 갑니다.
논에 물이 적당한지 살피는 일입니다.
비가 많이 오면 논둑이 무너지지 않게 물을 잘 빼주고
물이 적을 때는 물이 새나가지 않게 논둑을 잘 정비해야 합니다.


중간 물떼기 전까지 물관리가 중요합니다.
중간 물떼기는 벼를 심고 나서 추수하는 사이 중간에 논의 물을 2주 정도 말리는 것인데요.
태풍에 벼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고 튼튼하게 자라게 해줍니다.
또 가을에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할 때도 기계가 빠지지 않고 잘 작업할 수 있습니다.


실 아침에 논에 가는 일이 피곤하고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벼와 이야기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논에 가봐야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쓸데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몸이 안좋아서 바깥일을 못하는 사람은 실내에서 완두콩종자를 거두고 땅콩도 고르고 따로 할 일이 있습니다.
힘든 일을 함께 못해서 미안해 했지만
저는 비오기 전에 완두콩을 거두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사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요즘 생각하는 단어는 '감사'입니다.
문득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는 것이 참 행복한 삶이라고 느껴졌는데요.


돌이켜보니 제가 지금 여기서 농사짓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순간들이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조금 잊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으로 가득하다면 그보다 풍족한 삶은 없겠지요?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가 힘든 세상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며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지금 그대로 충분히 괜찮습니다.


2016년 7월 21일
풀무학교전공부 식구들 올림

[레벨:11]보리*

2016.07.24
14:35:42
(*.142.115.119)

그곳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말한대로 생각하는 대로 몸으로 살아내며 쓰는 글은 와닿는 것이 큰것같아요. 

이러는 나는 몸으로 살아가고있는건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되네요. 좋은 글 읽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벨:2]쑥갓(연파)

2016.07.26
17:44:08
(*.255.61.125)

저도 이 글이 참 좋네요. 내가 지금 뭐 하고 사는 건가 싶습니다.^^; 풀무학교 소식은 앞으로도 자주 올려주세요~

[레벨:2]길잡이

2016.07.27
09:28:48
(*.128.100.38)

위대한평민.jpg 지난 봄 홍동마을에 잠깐 갔었는데,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풀무학교 고등부)에 있던 비석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위대한평민'... 그리고, 젊은 사람이 왔다갔다하는 시골읍내와 풀무학교전공부 15주년 포럼 안내 포스터, , 식당 아주머니가 보여준 지역화페 등도 기억에 남습니다. 


일과 배움, 삶이 하나되는 모습이 너무 부럽습니다. 그리고 글의 마지막 말이 계속 귀에서 맴도네요.. '지금 그대로 충분히 괜찮습니다.'



첨부 :
위대한평민.jpg [File Size:144.6KB/Download0]

[레벨:10]나비-도현 석현맘

2016.08.24
11:43:52
(*.213.104.249)

막연하던 짐작들, 이렇게 전해주셔서 구체적으로 느껴봅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4 가만히 공부나 하라고? 아이들 귀는 열려 있다. 한겨레신문 2016. 11. 15 [레벨:8]마루 2016-11-18 961
213 [정보 나눔] 김희동 선생님 파주 강의_행복한 놀숨여행 안내자 과정 file [레벨:5]고운별(연맘) 2016-11-13 996
212 할인점, 식당에 넘치는 GMO식품,이란 기사를 보고나서 file [레벨:5]크레용_해솔아빠 2016-10-21 1126
211 아이들의 책읽기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자, 공부모임을 제안합니다 [15] file [레벨:5]고운별(연맘) 2016-09-29 1971
210 어떤 응원~ [10] [레벨:3]소나무(솔맘) 2016-09-29 1532
209 소풍가듯이 혹은 고민하면서...10월8일에는. [1] [레벨:3]소나무(솔맘) 2016-09-28 1362
208 공동체란 무엇인가,란 질문을 새기며... (책임과 책임감) [1] [레벨:5]크레용_해솔아빠 2016-09-19 1723
207 총회에 대한 생각 [10] [레벨:2]쑥갓(연파) 2016-08-31 1775
206 2016년 풀무학교 농사소식 - 8월 [2] file [레벨:4]반달곰(하윤정명아빠) 2016-08-25 1323
205 총회 뒷~담화 2 - 이제 어디로 갈까요?? [7] [레벨:4]반달곰(하윤정명아빠) 2016-08-22 1702
204 총회 뒷~담화 1 [2] [레벨:4]반달곰(하윤정명아빠) 2016-08-21 1292
203 같은 하늘 아래 사는 두 사람 : 박준영 vs 진경준 [2] [레벨:8]마루 2016-08-14 1771
» 2016년 풀무학교 농사소식 - 7월 [4] file [레벨:4]반달곰(하윤정명아빠) 2016-07-23 1897
201 심상정 마을학교 정기 강연, 모욕사회,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김찬호) [5] [레벨:8]마루 2016-07-17 1552
200 통전학림 발달론&기질론 공부 [1] file [레벨:5]고운별(연맘) 2016-07-13 1531
199 [볼매두레] 바른자세가 과연 '바른' 것일까? (책읽기 참고자료/발제문 아님) [레벨:5]크레용_해솔아빠 2016-07-08 1238
198 [김규항의 혁명은 안단테로]5학년 [3] [레벨:7]둥지 2016-06-30 1639
197 학교 교육 90% 쓸모 없어진다.. 교육계 알파고 충격속 '심화학습중' (2016.5.23. 한겨레신문) [1] [레벨:8]마루 2016-05-23 1529
196 학벌없는 사회 해산문. [1] [레벨:8]마루 2016-05-08 1558
195 홍보, 홍보!! 강의 몇 개 들고 왔어요~~ [2] file [레벨:9]바다숲 2016-04-26 1608



고양자유학교, 고양시 일산동구 지영동 83-17, 학교 전화번호 : 031-977-1448, 팩스번호 031-977-5548, 대표교사 이메일 : jayuschoo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