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프레시안 기사를 보다 격월간 민들레의 글이 올라온 것을 발견하였는데 우리 두레에서 읽기로 한 책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에 관련된 기사를 발견하였습니다. 미리 읽어보면 같이 이야기 나누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올립니다.

  바른 자세란 있을까?란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글의 주장은 알렉산더 테크닉의 이론적 내용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번 같이 보았던 『바른 몸이 아름답다』에서도 나쁜 자세를 대체할 바른 움직임으로서의 바른 자세를 강조했었지요.

  이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서 질문을 매개로 하는 관찰과 학습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과 반응들을 변화시키자는 이 글의 주장은 자제심과 지시어를 통해 자동적이고 즉흥적인 자극-반응의 연쇄 고리를 끊자는 알렉산더 테크닉의 이론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신체자각인데 매 순간 자신의 마음, 감정, 행동을 관찰하여 세밀화로 그려낼 수 있다면 놀라운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겠지요.


바른 자세가 과연 '바른' 것일까?

2016.06.24  격월간 교육잡지 민들레

원성완 학습·치유 연구자


똑바른 자세 = 바른 자세?

우리는 대개 '가슴 펴고' '허리 펴고' '턱 당기고'와 같은 몇 가지 지침에 몸을 맞추는 것을 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바른 자세를 취해봐야 편안하게 숨을 쉬지도 못하고 금세 피로해져 다시 구부정한 자세로 되돌아온다. 흔히 사람들은 곧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관념과 자신의 자세가 일치하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처럼 바른 자세에 대한 신념과 노력, 경험 사이의 심각한 불일치를 경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바른 자세'라는 게 있다고 믿는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른 자세는 대개 학교나 군대에서 교사나 교관이 호통치며 주문한 자세다. 만약 바른 자세가 피로와 긴장으로 이어진다면, 자신의 관념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올바른 자세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구부정한 자세는 보기가 싫고, 왠지 건강에도 나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바른 자세를 똑바른 자세(Being Straight)와 결부시킨다. 하지만 인체에서 직선으로 생긴 뼈나 근육은 없다. 척추도 S자 형태로 굽어 있다. 만약 척추가 빗자루처럼 일자로 생겼다면 우리는 척추부상 때문에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을 것이다. 척추의 곡선이 없으면 우리는 생명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에게나 아이들에게 "척추를 똑바로 펴!"라고 할 때 사실 우리가 정말로 바라는 것은 '척추를 똑바로 펴는' 것이 아니라 척추의 자연스러운 만곡(
彎曲)을 바라는 것일 것이다.  

바른 자세 = 꼼짝 마?
 

'
자세'라는 단어를 들을 때면, 과학실의 곤충 표본들이 떠오른다. 이 곤충 표본들은 죽어 있고, 그래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핀에 고정된 채. 하지만 살아 있는 몸은 가만히 있을 때도 호흡과 균형을 위해 자세를 조정하면서 내적으로 계속 움직이는 상태에 있다
.

바른 자세에 대해 생각할 때 사람들은 대개 자기 몸의 일부를 꽉 붙잡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고정하려 하면 우리는 목과 척추, 갈비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호흡을 붙잡거나 방해하게 될 뿐이다. '움직이지 않는 것' '몸을 붙잡거나 고정하기'를 혼동하는 것이다.


자신을 붙잡고 있는 것과 바른 자세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습관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교실 수업을 떠올려보자. 아이들의 주의 집중 시간은 짧다. 칠판과 선생님은 앞에 있지만, 마음이 창문 밖 풍경을 향하기도 하고, 옆자리 친구에게 가기도 한다. 아이들의 시선이 옆으로 뒤로 돌아가면 몸도 따라 돌아간다. 선생님은 이렇게 분산되는 아이들의 주의를 앞쪽으로 고정하고자 한다. 이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군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가슴 펴고! 머리 세우고! 배 집어넣고!" 같은 명령을 들을 때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전달되는 내용은 "한 자세를 유지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말 것." 단적으로 말하면 "꼼짝 마!"라는 메시지다. 여기에서 핵심은 우리가 배웠던 '바른 자세'가 우리 몸의 움직임과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맥락에서 고려되고 사용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움직임을 고정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실 바른 자세와 "꼼짝 마!"는 상관이 없다. 꼼짝 안 하고 몸을 긴장시키는 것은 두려움과 스트레스에서 보이는 무의식적인 반응에 가까우며, 이건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바른 자세를 '꼼짝 마'라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몸을 뻣뻣하게 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바른 자세를 취하려 할 때 저지르는 두 번째 오류다.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고양이가 가만히 있다고 해서 자신의 몸을 꽉 붙들고 있지 않듯이, 힘을 주어 몸을 붙잡거나 고정하지 않아도 우리는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을 수 있다.  


자세에서 자각으로  

그리스 신화에 사람을 침대에 눕히고 침대보다 신장이 길면 다리를 자르고, 짧으면 다리를 늘여 죽였다는 프로크루스테스 이야기가 나온다. '()바른 자세'라는 관념은 그 침대와 비슷한지도 모른다. 자세에 대한 '옳고 그름'의 모든 판단 기준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내던져버리고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까. '바른 자세' '나쁜 자세'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자신과 환경, 우리가 하는 활동과 주변의 상황은 매 순간 계속해서 변화한다. 그런데 무엇이 옳은 자세인지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설령 그것을 알 수 있다 해도 상황에 딱 맞는 자세가 뭔지 외우고 그대로 행하는 건 매 순간 내가 반응할 방식을 미리 정해놓고 그것을 되풀이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해봐야 강박적인 행동일 뿐이다. 어떻게 하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자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까
?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거나 일을 할 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 '이런 자세로 오래 있어도 되나?' 싶을 때가 잦다. 그럴 때 우리는 몸의 균형을 잃고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늘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서두르고, 집착하고 성과에 목을 매며, 불안해하고 투쟁하고 있다. 또는 어떤 대상에 주의가 함몰되어 있기도 하다. 몸이 다른 무언가에 의해 지배당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며, 균형과 평정을 잃는다. 다시 말해 무너지거나, 과도하게 긴장된 자세는 단지 몸의 문제가 아닌, 어떤 자극들에 대한 우리의 어떤 반응과 행동들이 유발하는 해로운 결과인 셈이다. , 몸의 자세를 고치기에 앞서 우리가 살펴봐야 하는 것은 여러 자극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행동 방식이다
.  

예를 들어,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자 나는 평소보다 좀 더 초조해하며 조바심을 낸다. 글을 쓰려 애쓸수록 허벅지와 목, 턱을 긴장시키며 호흡을 붙잡게 되기도 한다. 이건 서두르며 글을 쓸 때 나의 습관적인 반응이기도 한데, 이렇게 글을 쓰다가는 금세 지쳐버릴 것이다. 데드라인에 쫓길 땐 글을 쓰는 데만 정신이 팔려 내가 이런 방식으로 앉아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좀 더 잘 알고 있다. 잠깐 멈추고, 전과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초조해하며 목과 턱, 허벅지를 긴장시키면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쓸 수도 있다.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일까? 글을 쓰며 내가 하던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을 자각함으로써 내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나는 여전히 같은 글을 마무리 짓고 있겠지만, 힘을 꽉 주고 있던 다리에 힘을 풀고, 서두르며 긴장시키고 있던 턱과 목의 긴장된 근육들도 내려놓는다. 이렇게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이나 반응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불필요한 긴장이 사라지고 자연히 몸의 균형과 자세가 향상된다.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바른 자세가 무엇인지 외웠기 때문이 아니다. 나의 습관적인 행동과 반응들을 살피고 글을 쓰는 데 불필요한 행동이나 반응을 멈추었기 때문이다
.

이와 마찬가지로,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허벅지나 허리를 꽉 쥐어 자신을 지지하는 습관이 있다면, 과연 이것이 필요한 행동인지 질문할 수 있다. 피아노를 연주할 때 늘 어깨를 긴장시킨다거나, 노래를 부를 때마다 목을 긴장시킨다면, 글을 쓸 때마다 손목을 긴장시키고 숨을 붙잡는다면,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는 할 수 없는지 질문해볼 수 있다. 그리고 습관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몸을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다. 우리가 꼭 이전과 같은 방식대로 행동하거나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기억하자. 이런 관찰과 학습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습관적인 행동과 반응들을 스스로 변화시킬 힘을 얻는다. 이것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 애쓰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이해해가는 재미있는 배움의 시간으로 이어질 것이다.  



 



5학년, 두레에서 잼나게 놀며 지내는 해솔이의 아빠이자 꽃구름의 남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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