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오후,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은, 416일 세월호 2주기 추모 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리던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그 비는 2년이라는 고통의 시간 동안, 떠나버린 아이들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쏟아낸 눈물이 모두 다 말라버려 더 이상 슬퍼할 수도 없는 희생자들의 부모와 가족들의 눈물을 대신하여 하늘이 흘린 눈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밤 그것이 알고싶다, 세월호 특집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방송을 보는 내내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던 2년 전 만큼이나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입이 안 다물어지고 찌푸린 미간도 펴지지가 않았습니다.  사고 발생 초기에 초동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전원구조 됐다는 오보는 사실로 바뀌어 있을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에 더욱 더 가슴이 답답함에 짓눌렸습니다.

방송을 보고 나서 세월호 사고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무수히 많은 사고를 겪고 보아왔습니다. 아마도 나 자신이 이 나이를 먹도록 자라온 시간은 기막힌 사고의 연속으로 채워진 역사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서해페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 가스폭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등 수백명의 사망피해를 가져온 커다란 사고가 수 년간의 간격을 두고 발생해왔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우리 아이가 저렇게 반복되는 끔찍한 사고의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혹은 이번 세월호 희생자 구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처럼 무책임하고 무능한 당사자가 되지 않는 것도 포함시켜서 말이지요. 우리 아이들이 자라 성인이 되어 어떤 직업과 위치를 가지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을 잘하고 영어를 잘하거나 뜨개질을 잘 하고 리코더를 잘 부는 것 못지 않게 아주 중요한 밑바탕이 되는 것은 집중력과 책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아니면 도로를 건널 때도 휴대폰 등에 정신이 팔려 사고를 내거나 당하게 되는 경우가 그렇지요. 신자유주의 경쟁체제하에서 목적도 없이 내몰리는 오늘 날, 누구나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사는 세상에서 집중력을 온전히 유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같은 원인으로 공감능력을 잃어가는 세태 속에서 책임감은 손 쉽게 버려지는 일회용 컵 같기도 합니다. 바로 이 책임감과 집중력이 위에서 제기한 어떻게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의 열쇠 구실을 할 수 있을 거란 결론에 도달한 것이지요.

이렇게 막연한 글을 올리는 게 맞을까 잠시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세월호 2주기를 맞으며 이런 끔찍한 사고가 다시 생기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더라도 어이없는 희생을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무얼 해야 하는 걸까?에 대한 생각을 우리 교사 부모들이 같이 나누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두서 없는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글에 1년 전에 책읽기 모임에서 나누었던 발제문을 올려봅니다. 그 때 읽었던 책은 [길들여지는 아이들]입니다. 이 책은 우리의 현재 상황과 모습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발제문 후반에 적어놓은 육아서 [자신감 있는 아이는 엄마의 대화습관이 좌우한다]라는 책은 아이를 올바른 판단과 선택을 내리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자 한다면 꼭 한 번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특히 1, 2주기 부모에게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선거가 끝나고 조바심 내며 걱정했던 상황은 모면하여 다행입니다. 그리고 덩치를 키운 야당이 세월호 특별법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손보겠다고 하니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됩니다. 유가족분들의 간절한 호소가 다 이루어져 우리 모두 다 같이 손을 맞잡고 감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5학년, 두레에서 잼나게 놀며 지내는 해솔이의 아빠이자 꽃구름의 남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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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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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김삼한

2016.04.20
12:05:21
(*.153.247.2)

*우리가 아이들의 교육을 바라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세월호 참사(학살) 2주기를  맞으면서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왜 대안교육을 선택했나"라는 질문과 밀접히 맞닿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레벨:9]바다숲

2016.04.20
22:11:49
(*.161.24.100)

당일, 비슷한 생각으로 함께 하는 청년들과 안산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광화문으로 이동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죠. 광화문에 도착하니 빗줄기는 더 거세졌고, 그 시간에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4주기 아이들이었죠. 기꺼이 시대의 아픔을 통감하는 우리 아이들이 있어서 저는 반갑고, 고마웠답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큰 힘을 보태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함께 기억해주심에 고맙습니다, 크레용.

[레벨:11]풀잎

2016.04.21
00:31:49
(*.42.62.210)

그 날, 그것이 알고 싶다 뒷 부분만 보게 되었었는데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더군요^^;;;

정치적, 사회적, 그런거 다 떠나서라도 아이를 잃은 그 많은 가족들이 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생각을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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