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겨레에 나왔기에

 

원문을 찾아 읽다

 

여기에도 남깁니다.

 

 

----------------------------------------------------------------------------------------------

 

 

올 여름의 인생 공부

 

                                                         최승자

 

 모두가 바캉스를 떠난 파리에서
 나는 묘비처럼 외로웠다.
 고양이 한 마리가 발이 푹푹 빠지는 나의
 습한 낮잠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사라졌다.
 시간이 똑똑 수돗물 새는 소리로
 내 잠 속에 떨어져내렸다.
 그러고서 흘러가지 않았다.
 


 앨튼 죤은 자신의 예술성이 한물갔음을 입증했고
 돈 맥글린은 아예 뽕짝으로 나섰다.
 송×식은 더욱 원숙해졌지만
 자칫하면 서××처럼 될지도 몰랐고
 그건 이제 썩을 일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 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아이처럼 배고파 울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처럼 웃을 것
 한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한 아이처럼 웃을 것.